부모님 세대만 해도우유는 없어서 못 먹었다. 그만큼 귀했다. 이렇듯 성장을 촉진시키는 완전식품으로 추앙받던 우유가 성인병을 유발하는 존재로 지목되다니 믿는 우유에 발등 찍힌 격이다. 우유는 독이라고 주장하는 단체는 우유에 암을 유발시키는 호르몬이 함유되어 있는데도, 어마어마한 낙농업계가 돈으로 이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음모 이론을 펼친다. 이래도 우유를 마셔야 하냐는 생각이 들 법하다. 우유 위기론을 펼치는 모든 주장을 살펴봐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맨즈헬스>와 영양학자 앨런 아라곤이 찾은 답은 이것이다.
우유가 지방을 태운다? 아마도 그렇다. 미국 테네시 대학교의 연구를 보라. 6개월 동안 관찰한 결과, 칼슘이 풍부한 유제품을 하루에 3번씩 섭취한 과체중인 사람들은 유제품을 뺀 식단을 섭취한 사람들보다 복부 지방이 더 감소했다. 게다가 연구진들의 보고에 따르면 칼슘 보조제의 효과가 우유의 영양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칼슘이 우리 몸의 지방 연소율을 증가시키는 한편, 유제품에 들어 있는 단백질 등 다른 성분들이 추가적인 지방 연소 효과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유만 믿고 내키는 대로 먹는 것은 곤란하다. 크리스피 크림 도넛 한 상자를 우유와 함께 먹는다고 해서 뱃살이 줄겠느냔 말이다.
우유가 근육을 길러? 물론이다. 우유는 지구에서 근육 형성에 가장 좋은 음식 중 하나다. 우유 단백질의 80%는 유장 단백질이고, 나머지 20%는 카세인이다. 두 가지 모두 양질의 단백질이지만, 특히 유장 단백질은 재빨리 아미노산으로 분해 되어 혈액으로 흡수되는 이른바 ‘패스트 프로틴’. 때문에 운동을 마친 후에 섭취하면 아주 좋다. 반면 카세인은 유장 단백질에 비해 소화 속도가 훨씬 느려서, 끼니 사이 또는 수면을 취할 때처럼 장시간에 걸쳐서 소량의 단백질을 지속적으로 신체에 공급해준다. 우유에는 이 두 가지 단백질이 이상적으로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한 잔을 들이키는 것으로 근육 발달에 기여하는 단백질을 모두 챙길 수 있다. 그 녀석 경제적이네.
젖소에게 호르몬 주사를? 사실이다. 젖소에게 투여하는 호르몬제가 우유를 오염시켰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드나? 당신이 우유를 주사로 체내에 투여하는 것이 아니라면 염려할 필요가 없다. 젖소가 호르몬제를 맞는 것은 사실이다. 1993년 FDA는 유전자 재조합 소 성장 호르몬제rBGH를 가축에 사용하도록 승인했다. 낙농업체들은 더 낮은 가격에 더 많은 양의 우유를 공급할 수 있게 되었고, 때문에 웬만한 음료보다 우유 가격이 저렴해진 것이다. 그러나 이 조치는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소 성장 호르몬제rBGH가 인슐린과 유사한 성장 발육 요인인 IGF의 농도를 상승시키기 때문이다. IGF 호르몬은 암의 발병과 연관이 있는 호르몬이다. 그러나 입을 통해 체내에 흡수되는 여느 스테로이드 호르몬제들과는 달리, rBGH와 IGF는 주사로 주입되어야 효과가 나타난다. 이들 단백질 호르몬은 소화 과정을 거치는 동안 파괴되기 때문이다. 호르몬을 투여한 젖소에서 짜낸 우유를 마실지라도 우리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이유다. 그러나 윤리적인 논쟁은 남아 있다. 젖소들에게 해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과학자들에 따르면 호르몬제를 투여 받은 젖소들은 유선염이라고 불리는 젖통 감염을 일으킬 확률이 더 높다고 한다.
항생제도 쓴다던데? 사실이나 그 영향은 아무도 모른다. 젖소에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은 사실이다. 어떤 과학자들은 항생제를 투여한 젖소에서 짠 우유를 마시면 인간에게도 동일한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주장한다. 항생물질에 내성이 생겨, 우리가 실제로 질병에 감염되었을 때 ‘약발’이 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가설이 입증된 적은 없다. 만약 여전히 항생제가 걱정된다면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은 소에서 얻은 유기농 우유를 마셔라.
무지방이 좋을까? 당신 마음이다. 있는 그대로의 우유와 저지방, 무지방 우유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껏 발표된 다수의 논문을 검토해보면 지방을 그대로 둔 우유를 마신다고 해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그리 많이 상승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덴마크에서 발표된 예외적인 사례가 있다. 일반 우유를 많이 섭취한 남자들의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약간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이 실험 참가자들은 우유를 하루에 2ℓ이상 마셨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게다가 그 와중에도 심장 질환을 일으키는 또 다른 요소인 트리글리세리드의 수치는 오히려 22% 감소했다.
결론은 저지방 우유든, 무지방 우유든, 일반 우유든 하루에 2~3잔씩 우유를 마시면 심장 마비와 뇌졸중의 발병률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만약 지금 체중조절 중이라면 저지방 우유를 마시면 단 몇 칼로리라도 줄일 수 있겠지만, 근육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라면 일반 우유를 마셔라. 미국 텍사스 대학교의 연구진들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웨이트 리프팅을 실시한 후에 우유를 마시면 무지방 우유를 마실 때보다 근육 단백질의 합성이 2.8배 더 많이 촉진된다고 한다.
우유만 마시면 탈난다? 탁재훈이 절규하는 우유 CF를 기억하나? “아내도 우유를 마시고, 내 딸도 우유를 마시는데 왜 제게 이런 우유의 형벌을 주십니까!” 우유만 마시면 탈이 난다면, 당신에게 유당 분해 효소가 부족한지 확인해보라. 어느 의료 센터의 보고에 따르면 “우유만 먹으면 배탈 난다”고 말한 사람들을 검사한 결과 아닌 경우가 수두룩했다고 한다. 유제품을 섭취한 후에 복부 팽만감, 속쓰림, 설사 등의 불편함을 겪었던 사람들도 종종 어느 순간 한꺼번에 그런 증세가 사라질 수도 있다. 다음의 방법으로 직접 확인해보라.
1단계 일반 우유와 유당이 들어 있지 않은 우유 두 가지를 준비하라. 병에 옮겨 담고 그리고 여자 친구나 가족을 시켜, A와 B 라벨을 붙이게 하라.
2단계 1주일 동안, 공복에 A 우유를 하루에 2컵씩 마신다. 그동안 치즈나 요구르트 같은 다른 유제품은 멀리해야 한다. 장에 불편함이 느껴지면 모든 증세를 기록한다.
3단계 최소한 하루 이상 그릇 A에 담긴 우유 섭취를 중단한다.
4단계 이번에는 B 우유를 섭취한다.
5단계 각각의 우유를 마셨을 때 나타난 증세들을 비교한다.증세의 차이점이 없다면 당신에게는 유당 분해 효소가 있다! 당신에게 유당 분해 효소가 없다는 것이 확실하다면, 다음의 전략을 시도해서 유제품을 소화시킬 수 있다.
전략을 시도해서 유제품을 소화시키자. 1 적당히 마셔라 우유 섭취량을 한 번에 1컵으로 제한한다. 우유를 음식과 함께 섭취하면, 유당의 흡수 속도를 늦추고 부작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2 치즈를 먹어라 치즈로 칼슘과 단백질을 섭취하라. 치즈에는 유당이 아주 소량 함유되어 있다. 탄수화물 함량이 낮은 유제품일수록, 유당의 함량도 낮아진다.
3 발효시켜라 미국 오하이오 주립 대학교의 과학자들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우유를 발효시킨 음료를 마시면 유당의 소화력이 향상된다. 요구르트 같은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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