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잡동사니

한국을 사랑하는 해외 스타

MS model 2009. 6. 2. 14:19
[JES 장상용] "청주는 날씨가 어때요?"
할리우드 스타 짐 캐리가 지난해 말 개봉한 영화 '예스맨'에서 내뱉은 첫 한국말이다. 영화 중에서 만사에 의욕이 없던 그가 긍정의 삶을 살기로 하고 시도하는 일 중 하나가 한국어 배우기다. 이어 "아가씨, 무슨 안 좋은 일 있어요?" "점수 좀 따려고요" "제가 말했던 놈이에요" 등이 그의 입에서 쏟아질 땐 웃음과 함께 뿌듯함이 찾아온다. 세계가 한국에 갖고 있는 큰 관심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해외 스타들의 한국 사랑과 관심 표현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복을 입거나 한국 문화 자체에 관심을 표하는 사례도 점점 많아지고, 아예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해외 스타들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 사랑을 외치는 해외 스타들을 5가지 유형으로 소개한다.

1. '무조건 한국이 좋아'파

올 4월 서울 청계광장에서 울버린과 같은 표정으로 "오, 필승 코리아!"를 한국어로 외친 할리우드 스타 휴 잭맨. 영화 '엑스맨 탄생-울버린' 홍보차 내한한 그는 남다른 한국 사랑을 보여주었다.

"아버지가 사업차 한국을 자주 방문했으며, 어릴 적 방에는 태극기가 있었다"며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한 그는 일본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가 아닌 한국만을 지목해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5월에는 미국의 한 온라인 연예사이트가 휴 잭맨이 딸 에바에게 한복을 입히고 산책을 하는 사진을 게재해 한국 팬들을 다시 한 번 놀라게 했다.

휴 잭맨을 데려온 김경우 20세기폭스 마케팅팀 차장은 "휴 잭맨이 한국만을 선택한 것은 다니엘 헤니를 고려한 것일 수도 있지만, 상당히 진정성을 엿볼 수 있었다. 내한 전 기자회견장을 협의할 때 여러 곳 사진을 보내주었는데 한국의집을 직접 지목해서 우리도 놀랐다"면서 "한국어를 전혀 못하지만 해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소피 마르소 역시 한국에 대한 호감을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올 2월 내한 기자회견에서 "평소 김치로 다이어트 한다" "박찬욱 감독과 작품을 같이 하자는 약속을 잊지 않았다"는 등의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올해 방문한 톰 크루즈, 주윤발 등도 비교적 친절하고 친근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는 평이다.

2. 혈연파

한국 여성과 결혼한 해외 스타들도 한국 팬에게 친근하게 다가온다. 각각 '웨서방'과 '케서방'이란 별명으로 불리고 있는 영화 배우 웨슬리 스나입스와 니콜라스 케이지 가 그 주인공이다.

영화 '블레이드' 등으로 알려진 웨슬리 스나입스는2003년 MBC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엄마의 바다' 등을 연출한 박철 PD의 딸 박나경씨와 결혼했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2004년 김용경씨와 결혼한 후 "김치를 좋아한다"는 등 수차례 한국 사랑을 외쳤다. 1997년 순이 프레빈과 결혼한 영화 감독 우디 앨런도 당시 큰 화제를 일으켰다.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5'에 출연한 캐서린 헤이글의 경우 한국에서 입양된 언니 메그가 있다. 메그는 30년 전 한국에서 입양됐다. 캐서린 헤이글은 지난해 한국인 아이를 입양한다는 보도를 부인했지만 "한국에 관심이 많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이 밖에 '터미네이터4'의 여주인공 문블러드굿을 비롯해 '웨스트 32번가'의 존 조, '그레이 아나토미'의 산드라 오 등도 한국계다.

3. 한글 옷·문신파

한글에 매료된 해외 스타들도 많아지고 있다. 올 3월 공연차 내한한 프랑스 여배우 줄리엣 비노쉬는 한글로 디자인 된 옷을 세 벌이나 가져갔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줄리엣 비노쉬가 매장에 온다고 해 다섯 벌의 옷을 준비해 놓았다. 줄리엣 비노쉬는 다른 스타일 옷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김남주의 시와 박경리의 '토지' 문구 등으로 디자인한 한글 옷을 가장 먼저 지목했다"면서 "한국 다과를 너무 맛있게 먹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린제이 로한도 한글로 디자인 된 옷을 입고 미국 패션지 나일론의 화보를 찍었다. 그 의상에는 가수 장사익의 붓글씨로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이 쓰여 있었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해외 스타들이 한글을 알고 있다. 스타들과 한국의 인연을 좀 더 갖게 한다면 한국 문화가 많이 홍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계 NFL 스타 하인즈 워드는 문신으로 한국 사랑을 표현했다. 그의 오른팔에는 '하인즈 워드'라는 이름이 한글 문신으로 새겨져 있다.

김연아와 절친한 남자 피켜 스케이트 선수로 한국을 여러 번 방문한 조니 웨어는 "한글을 배우겠다"고 적극적으로 밝혔다.

4. 한복파

한복은 이미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은 거스 히딩크 감독도 파란색 양복을 곱게 차려입고 국내 팬에게 절을 했다.

국내 영화 '무사'와 '조폭마누라2'에도 출연한 중국 여배우 장쯔이는 2006년 내한 당시 어린 시절 한국을 입고 춤추는 모습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이국적인 모습으로 눈길을 끄는 인물은 단연 한복을 입은 브리트니 스피어스. 2006년 내한 당시 예쁜 한복에 빨간 족두리를 쓴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한복을 입으니 공주가 된 기분"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일본 여배우 사와지리 에리카·장국영 등 수많은 아시아권 배우들이 한복 패션으로 친근감을 자아냈다.

5. 지한파

지한파라고 하면 한국에 호감을 갖는 정도를 넘어선다. 한국말을 자유롭게 구사하거나 한국에 대한 지식이 보통을 넘어서는 경우를 말한다.

대표자는 일본 인기 그룹 스마프의 멤버 초난강이라고 할 수 있다. 초난강은 영화 '쉬리'를 보고 감명받아 독학으로 한국어 공부를 했다.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본도 펴냈고,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여배우 히로스에 료코와 함께 한국어 단편 드라마 `미안해요`를 촬영하기도 했다.

개그맨 남희석은 "일본에서 그 정도 스타가 한국어를 배웠다는 자체가 대단하다. 이번에 알몸 사건이 일어나자 한국 팬들이 안타까워할 정도로 한국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를 쓴 츠지 히토나리가 내한해 윤동주의 시 세계를 논해 한국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었다. 한국과 오랜 인연을 지닌 성룡도 지한파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