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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성보다 더 위험한 비알코올성 지방간

MS model 2009. 6. 22. 09:34
알코올성보다 더 위험한 비알코올성 지방간
지방간이 억울해!
술만 안 마신다고 능사가 아니다.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당신의 간은 희부옇게 부어가고 있다. 억울하다고? 당신의 생활습관에 답이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보다 더 무서운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대해서 알아보자.

지방간이 생기면 가장 먼저 술을 의심하지만,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도 지방간으로부터 무작정 안전한 것은 아니다.

잘나가는 회계사 김현욱 씨는 얼마 전 뜻밖의 사실을 알았다. 평소 건강을 위해 술자리도 자제해왔고 비만이라고 할 만큼 살이 찐 것도 아닌데, 건강 검진 결과 ‘지방간’으로 확인된 것이다. 검진 결과에 자신이 있었던 그에겐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김현욱 씨의 간은 정상 간보다 훨씬 하얗게 부어 있었다. 체내에 쌓여 있는 지방들 때문에 간에 염증이 생긴 사례라고 한다. 평소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운동을 게을리 한 것이 화근이었다. 지방간이 생기면 가장 먼저 술을 의심하지만,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도 지방간으로부터 무작정 안전한 것은 아니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적게 마실 뿐인데도 간에 지방이 쌓이는 이른바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수가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보다 더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생기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대체 무엇인가?

지방간, 너는 대체 누구냐? 한자어로 ‘고기의 방패’를 뜻하는 신체의 대표적인 해독 기관인 ‘간肝’은 300억 개에 달하는 간세포를 통해 500종에 달하는 화학적 공정을 거쳐 식도를 통해 들어오는 온갖 종류의 바이러스나 독소를 걸러낸다. 몸을 치료하기 위한 약 역시 간의 해독작용을 거쳐야 비로소 약효를 발휘할 수 있으므로, 간에 이상이 생기면 신체 내부 장기의 정상적인 활동은 물론 생명을 유지하기도 어려워진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간은 2~5% 정도의 지방을 갖고 있지만, 간세포의 반 이상이 지방으로 차 있는 상태, 즉 ‘지방간 Fatty liver’이 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물론 간세포에 차 있는 지방이 간세포를 죽이지는 못한다.

그러나 간세포에 차 있는 지방은 중성지방으로 간의 활동 능력을 떨어뜨려 간의 해독 기능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지방간 환자들은 나른하고 기운이 없으며 식욕의 감퇴를 느낀다. 이뿐만 아니다. 간에 지방이 차면 간 비대와 간경화 및 문맥 고혈압 등까지 일으켜 합병증을 유발한다. 일반적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당뇨병 환자의 33%, 고혈압 환자의 20.7% 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비만이나 당뇨병, 고지혈증이 생기면 혈당을 맞추는 인슐린에 대한 체내의 저항성이 증가해 당이나 지방대사가 원활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에너지 대사를 총괄하는 간에 지방이 쌓이게 되는 것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주로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평소 기름진 음식을 지나치게 자주 먹거나 과음과 폭음을 자주하는 것 역시 지방간을 키우는 일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야근을 밥 먹듯 하는 남자들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1차 표적이 될 수 있다. 또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날카로워진 성격도 문제다. 화를 자주 내면 아드레날린이 항진을 일으키게 되고 혈당이 높아져 나쁜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약물의 장기 복용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약을 복용하면 모두 간을 거쳐 다른 기관으로 보내진다.

이때 혈압약, 스테로이드 등을 몇 년 이상 계속 먹으면 간이 부담을 받아 본래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건강을 위해 복용하는 약이 도리어 화를 일으키는 경우다. 원인이 무엇이건 지방간은 건강을 위협하는 신호다. 심지어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알코올성 지방간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알코올성 지방간에 비해 진행 속도가 느려 지방간의 일반적인 증상(오른쪽 배가 뻐근하거나 식욕이 떨어지는 등)이 나타나지 않는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들 중 상당수가 탈이 난 후에야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끊으면 되지만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생활습관 전체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치료에 있어서도 더욱 고생이 따른다.

지방간을 잠재워라 바로 이러한 이유 탓에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식생활의 서구화와 비만 인구의 증가 등 여러 가지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수는 늘어만가는 반면, 그것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식습관을 비롯한 생활 전반의 습관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문제는 초기 단계의 간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경우, 이렇게 자신의 간에 무책임해도 생활에 큰 지장이나 불편이 없다는 데 있다. 간은 돌이킬 수 없을 지경이 되어서야 고통을 속삭이기 시작한다.

방치와 무관심은 지방간 환자들을 간경화나 경변, 간암에 이르도록 하는 직접적인 원인임을,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 그렇다면 지방간의 악화를 방지하고 건강한 간을 되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정기적인 검진과 자가 진단이 요구되며, 간 건강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역시 필요하다. 자가 진단을 위한 몇 가지 항목을 소개해본다. 먼저 만성적인 피로감을 꼽을 수 있다. 과로하지 않아도 몸이 지치고 무력감이 밀려오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음식 냄새를 맡으면 비위가 상하거나 구역질이 나는 경우는 어떤가. 분명 일반적인 증상은 아니므로 간 질환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흔히 알려진 것 중에는 만성적인 간질환자의 거무튀튀한 피부색을 꼽을 수 있다. 간 건강이 좋지 않은 중년 남성들의 얼굴을 상기해보면 이해가 쉽다. 기미나 여드름이 생기고 심지어 얼굴이 노랗게 변하는 경우도 있다. 단순한 피부과적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 반드시 검진을 받아보도록 하자.

검사 결과, ‘아직은’ 그저 지방간 상태로 밝혀졌다면? 더 큰 문제로 발전하지 않은 것에는 다행이라 여겨도 되겠지만 그렇다고 이전의 생활 습관으로 돌아가려 하면 좀 곤란하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한 ‘비만’ 이 가장 주된 원인이므로, 자신의 비만도를 측정해 정상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신의 체중에서 100을 뺀 뒤 0.9를 곱한 수가 20에서 24 사이에 오면 정상, 25 이상이면 과체중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원인이 당뇨일 경우, 당뇨 자체를 위해서도 물론이지만 지방간을 위해서라도 혈당 조절에 철저해야 한다. 특히 당질 중에서도 과당은 중성지방을 합성하므로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이밖에도 비타민A, C, E를 챙겨먹고, 식사는 반드시 밥으로 해결하며, 하루 90g의 단백질을 먹어줄 것을 제안한다. 지방간이라고 해서 지방 섭취를 중단하는 것보다는 균형 잡힌 식단을 섭취하는 게 좋고 검증된 간 건강 보조식품을 먹는 것도 좋다.

비위만 잘 맞춰도 지방간은 사라진다 이러한 조언에서 우리가 도출할 수 있는 결론은, 건강한 간을 만들려면 간의 ‘비위’를 맞춰줘야 한다는 사실이다. ‘간’ 이 술이나 약물을 좋아하지 않고 적당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를 더 좋아한다는 것은 지방간은 물론이요 모든 건강의 상식이다. 지방간은 간염이나 간암 등 모든 간질환의 출발선이지만, 한 가지 희망이 있으니, 바로 노력에 의해 ‘100%’ 되돌릴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경우 6개월 정도 금주하면 깨끗이 나을 수 있고, 이렇게 되찾은 간을 잘 간수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차적으로는 지방간에 도움이 되고, 장기적으로는 간을 비롯한 신체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건전한 생활 습관을 소개한다.

우선 간에 좋다는 약부터 얘기해보면 앞서, 검증된 건강 보조식품의 복용은 어디까지나 ‘검증된’ 경우의 얘기다. 자격증과 책임감이 있는 의사가 상담을 통해 처방해준 약을 먹어야 한다. 지방간의 경우 간염 등으로 발전된 경우가 아니면 약물 자체를 처방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언급한 것처럼 개인의 노력만으로도 완벽히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상 약물을 통한 치료 방법이 권장할 만한 것이 아닌 탓도 있다. 간 건강 보조식품은 건강한 간을 만들어가는 데 도움을 주지만, 지방간을 탈출하기 위한 궁극적 방법은 결국 첫째가 식습관, 둘째가 운동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튀기거나 기름진 음식을 줄이고 섬유소가 풍부한 채소 위주로 식단을 짜볼 것도 권한다. 후식은 줄이고 평소 먹는 양의 3분의 2 정도를 유지해 무리한 감량으로 비타민과 무기질의 결핍이 생기도록 해서는 안 된다. 

간질환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대한간학회>는 간 건강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블로그 (www.liver 1020.tistory.com)를 개설하고 ‘간질환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공개했다.
B형 간염은 술잔만 교환해도 옮으며, 걸리면 일도 그만두고 ‘절대안정’ 해야 한다?
물론 B형 간염이 확인된 환자들은 몸에 무리가 올 정도의 운동은 피해야 한다. 그러나 ‘절대안정’보다는 ‘적절한 활동’이 바람직하며, 따라서 직장마저 그만둘 필요는 없다. 술잔만 돌려도 옮는다는 생각 역시 잘못된 것이다. B형 간염에 전염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주사바늘의 사용, 성관계 등이 아닌 같은 식기의 사용이나 포옹 같은 것으로는 절대 옮지 않는다.
간암 환자들은 보신탕을 먹어선 안 된다?
간암 환자들은 보신탕을 먹어선 안 된다는 주장 역시 낭설이다. 간암 환자라고 해서 보신탕을 먹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다. 단, 개고기를 비롯한 모든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를 조절할 필요는 있다.
피곤하고 과로하면 간질환이 생긴다?
피로가 쌓이면 간질환이 된다는 속설 역시 과학적 근거가 없다. 술자리가 많은 직장인들 중에 간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많은 데서 기인한 생각으로 여겨지지만, 피로는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찾아오는 주관적인 증세다. 단, 간질환의 증세가 피로일 수는 있다. 피로로 인해 간질환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피로감이 간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는 말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좋은 음식
지방간 환자들은 고단백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단백질을 다량 함유한 식품들은 콜레스테롤도 많아 망설여진다. 콩은 대표적인 고단백 식품이면서도 칼로리와 콜레스테롤이 낮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현미밥 결국 지방간은 인슐린의 문제다. 현미밥은 혈당의 변동을 최소화하여 인슐린 저항성을 줄여주고, 다양한 영양소와 섬유질이 함유되어 고지혈증을 예방할 수 있다. 하루 세 끼를 꾸준히 먹는 것도 중요하다. 육류나 패스트푸드보다는 ‘밥’ 을 먹도록 하자.
녹즙 베타카로틴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녹황색 채소는 지방간의 악화를 막는 역할을 충실히 해준다. 평소 녹황색 채소를 갈아 만든 녹즙을 아침, 저녁 2회씩 마시면 지방간에 의한 비타민 대사저하 현상을 개선해준다.
오미자 오미자에 함유된 유기산은 간 기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특히 간 기능 저하로 대변이 묽고 가늘 때 변을 정상화시켜주는 효능이 뛰어나다.
오미자 8g을 500ml 의 물과 함께 끓여 반으로 졸인 다음 하루 동안 나눠 마시면 좋다.
우유 우유는 지방간에 좋은 음식으로 가장 먼저 거론되곤 하는데, 적당량을 먹을 경우 긍정적인 효과를 내는 것은 사실이다.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은 단백질을 공급할 뿐만 아니라 비타민과 무기질도 많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출처] 맨즈헬스 (2009년 4월호) | 기자/에디터 : 신대일 / 사진 : Getty Images 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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